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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4

인천노트







두개의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하나는 TV프로그램을 그대로 만화식으로 옮기는 작가에 관한

이야기이고 하나는 사람들이 누구나 데리고 다니는 곰 한마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기처럼 뻥쳐볼

까 생각해 봤는데 앞의 것은 그래도 믿어줄지 모르지만 뒤의 걸 썼다간 날 무서워하게 될까봐 그냥

따로 쓰기로 했다. 같은 이유로 앞의 것은 평소 적는 일기가 조금 더 길어진 정도일 가능성이 높고

뒤의 것은 좀 공을 들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의 한가운데에서 산책을 하다가 문득 곰선생을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관계에 대해

주인공에 대해, 나아가 인간에 대해 이어진 곰선생의 강의는 그의 죽음으로 끝나게 된다.


믿을진 모르겠지만, 오늘 산책을 하던 중 나는 나의 여우선생을 만났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서점

에 앉아 한참을 토론했다. 솔직히 여우선생이 이기길 바랬는데, 내가 이겨 버렸다. 씁쓸했다.


요새 한참 생각하는 건데, 어른이 되려고 기쓰는 건 결국 애가 칭얼거리는 것의 연장선상이 아닐까

한다. 정말 어른스러운 건 애가 애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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