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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오늘의 이 영국같은 날씨가 당신을 생각나게 하여.





처음 이 사진을 보고 받았던 느낌은 '독일이다. 여긴 독일이야!'였습니다. 독일은 커녕 유럽갈 비자

도 없는 주제에...이렇듯 이미지라는 것이 막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사진

이 나오더라도 노하거나 슬퍼하지 말기를. (뭐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닙니다.)


글자에도 이미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자로 군(軍)자를 쓰고 있으면 절로 힘이 들어간달까, 하는

등의 이미지 말이지요. 이 문제는 차후 따로이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하지만.



'황'이라는 성씨에는 무언가, 고귀한 풍취가 있습니다. 얼핏 떠오르는, 인생에서 지나간 황씨들이

그다지 좋은 기억이 아닌 것으로 보아 개인적인 경험에 근원한 심상은 아닌 듯 합니다. 그렇다면 그

저 직관적 이미지라고 할 밖에. 균형이 맞아 보이는 듯한 글자체에서 나오는 느낌이라고 해도 좋습

니다.

(조금은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만 전 제 이름에 받침이 없는 것에 아주 약간 컴플렉스가 있습니다.)



'유'에서는 비옥한 땅을 가르며 흘러가는 점액질의(그렇다고 고스트 바스터즈의 먹깨비처럼 끈적

끈적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뭐랄까, 풍부한 모성의 느낌이랄까.) 하천이 떠오르고.




'진'이라는 글자에서는 잘 갈아진 먹물의 향이 담뿍 나는 듯 하지요. 그래서 그 세 글자가 합쳐진

이름에서는, 뭐랄까 아주 정신적으로 부(富)한 느낌이 납니다. 깊지만 편협하거나 옹골지지 않은,

너른 속이 있을 것 같은 느낌.




여하튼, 어느 한 자 버릴 것 없는 좋은 이름. 안개씨, 메리 크리스마스.  


-조금만 지나면 내가 시읽기 출석 앞설지도 모르겠더군요.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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