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03

여행

이번주 금요일에는 예정했던 대로 강원도 삼척에 갈 예정이다. 보통 두명이서 가기로 한 여행은 한

명이 하루 전에라도 난색을 표하면 틀어지고 말기 쉬운 것인데 한 명이 더 늘어나 어떻게 되든 갈 수

는 있게 되었다. 가서 정확히 무엇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

을 보면, 가 보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마음 편히 여겨 본다.


어제는 친한 대학동기가 인천 집으로 놀러왔다. 서울대공원에서 마음 편히 일하는 공익아자씨인데

일주일에 이틀을 논단다. 그러고도 군대에 있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부럽다.

컴퓨터방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간까지 내 방에서 퍼질러 자고 있는 그는 대학에서 만난 가장

열렬한 추억지지주의자 중 하나이다. 어떤 일이든 되도록 고생스럽게, 되도록 즐겁게, 되도록 기억에

남게.


공익에 투신한지 반년여가 지나 2주일정도 되는 긴 휴가를 처음 받는단다. 지난 여름 강릉에서의

불미스러운 추억들도 있고 하여 다시 한 번 같이 여행을 떠나 보려는 바, 역시나 특이한 곳으로 가

는 곳이 좋겠다는 데에 의견일치를 보고 십분마다 한 번씩 정전이 되는 호프집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

었다. 처음에는 제주도가 어떨까 했던 질문은 이내 독도에도 민간인이 갈 수 있나로 튀었다가 안

되면 울릉도로 가자에서 호기롭게 동남아 한 번 떠도 괜찮은 나이인데까지 갔다. 이중에 울릉도와

동남아가 비교적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 더욱 획기적인 기획이 나오지 않는 이상 그 둘 중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울릉도, 울릉도.

왜 가고 싶어졌을까. 여기도 역시 알 수 없다. 뭐, 가고 싶으면 가고 싶은 거지.



안산. 삼척. 울릉도. 그래도 어찌어찌 재미나게 살아가는 것 같기는 하다.

'일기장 > 20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실  (0) 2003.01.16
오늘은  (2) 2003.01.14
새벽의 시작  (4) 2003.01.13
편지. 장난감.  (0) 2003.01.12
내 생각대로 인생이 가고 있다.  (0) 200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