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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9

안경





불혹을 몇 미터 앞에 두고 계시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치장에의 헛된 시도를 일삼으시는 이상욱 옹

의 안경을 빌려쓰고 찍다. 중학교 때에, 시력이 거의 2.0에 달했음에도 눈이 덜 찢어져 보일까 하는

마음 반, 멋을 부리고 싶은 마음 반 해서 3년 동안 안경을 쓴 일이 있다. 멋들어진 안경을 쓰면야 모

양새가 더 빛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불편함이란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알 수 없는,

매우 사소하면서도 성가신 것이라 그 뒤로는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근래 갑자기 눈이 나빠져 다시

안경 착용을 고려해 봐야 하게 생겼다. 이십대 초반 아프로 파마나 깃털 귀걸이 등을 통해 아웃룩에

대한 욕구를 한껏 충족한 뒤로는 범박하고 깔끔한 것을 대체로 선호해 왔던 터이지만 저 대모갑 안경

만큼은 몹시 탐이 난다. 존경하는 학자인 현경이 형이 비슷한 안경을 썼을 때 멋을 부린다는 느낌

하나 없이 고색 창연한 학자의 이미지를 직구로 전하는 것을 보았던 터라 더욱 그렇게 된지도 모르겠

다. 아무튼, 당장은 0.5와 1.0 사이의 어디쯤인 시력인 것 같지만 더 내려가면 반드시 사야 할텐데,

무리를 해서라도 꼭 걸쳐보고 싶은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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