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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8

생일

새벽 네 시 무렵까지 지인과 신촌의 커피숍에서 녹차를 마시고, 첫 차를 기다리느니 느긋하게 몇 자

라도 더 읽으려 새벽안개를 헤치고 휘적휘적 연구실로 올라오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하는 와중

에, 아카시아의 향기가 두터운 밤공기를 누비고 코를 찔렀다. 대학에 갓 입학해 신촌의 밤은 온통 제

것인양 펄펄 날아다니던 때에, 내게서 백매화 향이 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스물 여덟 번째의 생일이다. 무엇이 되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서른 여덟 번째에도, 마흔 여덟

번째에도, 어딘가에든 서서 눈을 감고 무엇인가의 향을 맡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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