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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미안

열흘이나 나와 있으면서도 꼭 만나기로 한 가기로 한 약속들 반도 못 챙기고 겨우 앞가림만 하고서는

그나마도 아쉬워 허덕대며 돌아서는구면.


이번엔 정말로 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쓸 것도 많았는데 말이야. 그것마저도 반년 뒤로 넘기네.

정말이지 이제 반년 남았거든. 조금 더 성실하게 일기를 써 왔더라면 입대 전 남겼던 글에서 여기

까지 조금 더 많은 감회가 남았겠지만 아무려면 어떄, 그 감회마저도 언젠가는 지나갈텐데. 휴가중

만나고 소식을 접한 모든 이등병과 미필들에게 마음의 평안 있길. 특히 자대배치 받고 한참 뛰어

다니고 있을 남이병에게 무한한 기원을 보내네.


괜스리 허세처럼 말하던 것도 어느샌가 조금씩, 실감이 나고 있어. 곧, 바로 몇 달 후의 일이야.

정말로, 저녁때쯤 집에서 슬슬 나가서 공항 가는 버스 타고는 내무반에서 한숨 푹 잔 뒤 아침 아홉

시에 신고하고 나와 집에 도착해 점심 먹고 바로 이 자리, 내 수많은 일기가 쓰여졌던 이 자리에 앉

아 이 손으로, '다녀왔어'라고 쓰게 될거야. 그때의 난 이 일기를 보며 웃고 있겠지.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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