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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당부





요즘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만난다'와 '만나어 진다'(말도 안 되는 표현입니다만

어쨌든 능동과 피동을 구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는 분명히 조금 다른 말입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대로 계속 대충 살고 있으면 스윽 흘러가 버릴 과거의 사람들도, 혹은 지금쯤 옆을

흘러가고 있었을 사람들도 스스로의 의지로 만나게 됩니다. 꼭 만나야 하는 인생의 숙제이다라고

생각하는 만남도 있고, 어떻게 만나었든 그 속에는 사람이 있으므로 친해지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만남도 있습니다. 이런 만남들이 내 인생에서의 새로운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즐거워집니다. 게다가 이제 막 사회로 나오게 되었으니 5,6년 후쯤 혹은 10년 후쯤

다른 모습으로 문득 서로의 일상이 부딪히는 날에는 또 얼마나 재미가 있을까요.



No man is an island랍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냥 섬도 아니고, 중간중간이 끊어진, 예전에는

한 길로 주욱 이어졌던 큰 다리의 부분들일지도 모릅니다.




앗차, 만남. 여러분의 최대호. 부디 올해 이브가 지나가기 전에 성공적인 소개팅을 하도록, 충심으로

빌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주위에 예쁜 21살이나 22살, 혹은 23살의 홀로 된 여성이 있으시면 과감

한 추천 역시 부탁합니다. 뭐라고 말을 잘 포장할까 한참을 고민해 봤는데, 역시 예쁘면 장땡인 것

같습니다. 시험이 21일날 끝난단 말이죠. 그 뒤에 만나고, 쇼부를 봐서 두번째 만남은 이브로 잡자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 착하고 배려가 깊고 등의 말로 당의정을 만들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

하단 말입니다.



흥. 그렇지만 기대는 안 하지요. 한 편의 연극이 끝나면 꼭 들리는 말들이 있습니다. 와서 봤는데 누

구 친구가 대호 마음에 들었대더라. 누구 언니가 괜찮게 봤대더라. ...누구 부모님이 마음에 들었

대더라. 으흣.   그래도 막상 소개팅 한 번 주선해 봐라 하면 자신있게 '그래!'하는 사람 하나 없더라.




강원도에는 대폭설이 내렸답니다. 나타샤가 대성통곡을 하며 슬퍼했나 봅니다. 나타샤, 그대도 당

나귀 고삐를 잡고 기도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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