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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내 사랑 심수봉

문과대학 지하에 있는 동아리들의 자치공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2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리

는 회의, 이것이 내가 며칠동안 골머리를 썩었던 '공간배정협의회'의 정의이다. 다행히도 열두개

의 동아리방이 있는데 열두개 단위만이 신청을 해 와 별다른 문제없이 잘 넘어갈 수 있었고, 우리 동

아리 대표 자격으로 내보낸 후배가 말을 잘 해 주어 다른 방으로 옮기게는 되었지만 그런대로 커다

란 방에 남을 수 있게 되었다. (무지하게 작은 방들도 있다.)




나름대로 괜찮은 마음으로 '연극과 인생' 뒷풀이에 갔다가 헤어진 여자친구를 보았다.



나는 가을 연극이 끝나고 한 대, 지난 번 첫 망년회 때 사람들을 웃기느라고 한 대, 이렇게 올 한

해 두대만을 피웠던 담배를 반갑이 넘게 피웠다.



아, 이 삶이라는 코미디여. 마음껏 비웃어라. 이 무력한 인간을 마음껏 비웃어 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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