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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근황




종종 언급하는 게임 [대항해시대 2]는 사실 윈도우 2000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게임입니다. 실상

해 본 것은 꽤 오래 되었는데, 어제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대항해시대 2 외전 for windows 95]를

발견했습니다. 대항해시대2 와 외전 사이에 있던 윈도우즈의 등장이라는 충격적 환경변화에 적응

하기 위해 출시회사인 koei에서 판매겸, 유저서비스겸 해서 내놓은 물건이지요. 뭐뭐, 자세한 설명

은 어떻든, 그 물건으로 밤을 새워 버렸습니다. 후후후...



여기저기 시험 없어서 걱정 없다고 말은 해 두었지만 찾아 보면 나름대로 할 일이 꽤 있는 편입니다.

20일까지, 수강했던 수업 '소설쓰기'의 마지막 과제인 제 2차 소설을 제출해야 합니다. 전작 [주안

동정남]이 꽤 주목을 받았던 고로 부담이 약간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번에는 소설을 써야 하겠다고

생각했을때, 좋아, 그걸 써야지! 하고 번뜩이는 것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제 성공적인 아이디어나

발표등은 이런 때에 나옵니다) 이번 소설은 머리를 쥐어짜고 앉아 있어도 피곤하기만 할 따름이니.



토요일에는 전공시험이 두개가 있습니다. 미리 답안을 준비해 가서 차근차근 쓰기만 해도 되는 정현

종 선생님의 '우리시읽기' 수업은 부담도 무엇도 아니지만, 한현배(교수 이름이 아닙니다), 즉

'한국 현대 문학의 배경'은, 교수님이 춘원 이광수의 소설 '무정'에서 주인공이 누구를 만났던 카페

이름, 같은 쫀쫀한 문제를 내겠다고 공언을 하셨습니다. 게다가 쫀쫀한 문제가 아닌 다른 서술형 문

제들도 공부를 미리 좀 해 두어야 한다는 것에서는 국문과 수업답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



여기에 미리미리 잡아두지 않아 두면 만날 수도 없는 개인적 약속들까지 떠올려 보면 정말이지 골치

가 아픕니다. 그나마 자그마한 희망이라면 몇몇 남은 소개팅 뿐이지만 그 희미한 불빛으로는 원...



아하! 그러던 차에 첫 성적 공지가 나왔습니다. '동아시아와 인류문명'이라는 수업으로, 95학번 이상

을 대상으로 개설된 과목을 전혀 사전지식 없이 들어갔다가 큰 코 다치고 나온 과목인데, 레포트는

둘째 치고 출석으로 F맞아도 할 말 없을 만큼 교수님 보는 데서 째고, 째서 놀다가 쉬는 시간에 나온

교수님과 깜빡하고 인사하고(다행히 교수님은 웃으면서 넘어 가셨지만)...  기말시험을 안 봐서 몇

명만 기말보고서로 대체해 주시고, 그나마도 안 내서 일주일 연장해 주시고... 정말이지 F맞아도

교수님 원망 안 하고 웃으면서 다시 뵈어야지 마음 먹었던 수업이건만 B+을 주시다니...으흑,

교수님, 극락 가실 겁니다. 복받으셔요.



덕분에 사는 것이 조금 윤활하게 굴러가는 느낌입니다. 학생 여러분도 모두모두 성적 잘 받으세요.

저랑 같이 상대평가인 수업 듣는 분들도 모두 잘 받길 바랍니다. B+한 방에 전에 없던 자비로움

만빵 버전 최대호였습니다.   B+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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