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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5

감사합니다, 친절한 인천경찰 교통계 일경 최대호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제는 군에 입대한지 183일째 되던 날. 올해는 윤년이 아니므로 한해의 반인 182.5가 지나가던 날이

었다. 그 시간에 나는 소속지인 인천국제공항이 아니라 전의경 구타에 관한 토론회에 공항경찰대 일

경 대표로 뽑혀 인천지방경찰청 대강당에 있었다. 서울 분들이야 그게 뭔 소리람 하겠지만 인천분들

은 어이가 없어 픽 웃고 말 것. 인천지방경찰청은 우리 집에서 걸어서 약 8분쯤 걸리는 곳에 있거든.

그것도 내 산책걸음으로. 달리기로 하면 3분 내에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난 달리지는 않지만.

반이 지나던 날에 다시 집근처로 돌아와 있다는 게 신기하고 약간 우울한 채로 눈을 돌리다 보면

13년동안 살아왔고 내 혼의 거의 모든 안식처들이 있는 곳이 가득 차 오니, 참으로 묘한 노릇이었다.


꽤 오래간의 휴지기를 가진 것이 좋은 촉매가 되어 요새 나의 문학의 샘은 바야흐로 봄을 맞았다.

정인에게 편지를 쓰는 것 외에 가장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새 연극 시나리오.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무튼 범인은 곱슬머리라는 해답만 미리 던져둔다. 셜록 홈즈를 떠올리면 곤

란해. 최면술을 쓰는 게이 남작과 7옥타브의 멜로디로 세상의 분쟁을 종식시키는 소프라노 등 개성

적 조연의 총출동과 무악 역사에 없었던 대 조명, 그리고 투란도트를 뛰어넘는 무대장치.

, 를, 구상, 하고, 있다.


뭐, 일단 써 놓으면 배우랑 무대감독이랑 조명감독이 알아서 해 주겠지 뭐. 이것이 과연 연출의 특권.


184일째인 오늘은 당직. 근무하다 보면 185일이 온다. 반년이라니, 어이 없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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