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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7월 28일 (D-60)

나날이 후폭풍이 거세어져만 가는 중부서 전경 사태. 급기야 오늘은 인천 시내 전의경 백여명이

지방청에 소집되어 특별교양을 받기에 이르렀다. 집앞까지 갔다가 또 그냥 다시 돌아오기 싫어 어떻

게든 빠져 보려 했으나 공항경찰대는 전원참석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말에 우시장 끌려가듯 다녀

왔다. 지방청에 다녀왔다든지, 교양을 받았다든지 하는 일은 사실 일기에 쓸 것도 없는 내용이지만.


지방청으로 발령받은 훈련소 동기를 정말로 훈련소에서 헤어진 뒤 처음으로 만났다. 시간이 지났

음에도 너무나 똑같은 모습에 서로 재미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제 육십일 남았으니 서로 열심히

하자는 꼰대식 안녕인사를 건네었는데 그 동기는 그간 휴가를 안 나가고 차곡차곡 쌓아서 자신은

삼십일 후에 제대하노라는 말을 남기고 총총 가 버렸다.


기수가 풀렸다느니, 착한 직원 밑에서 근무한다느니, 군생활 동안 숱하게 들었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닥 부럽달 만한 것이 별로 없었는데, 동기가 나보다 한달이나 먼저 제대한다니,

아, 이건 정말이지 부러웠다.


창 밖에서는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 옆 중대 애들이 뭘 잘못 했는지 얼차려를 받는다. 빗소리와

군가소리를 들으며 오락을 하는 것은 각별한 즐거움이다. 누리고 있는 안락함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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