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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4. 카주라호로 가는 길






아침식사를 포기하고 조금 늦게 일어났다. 인도에서도 게으름은 여전하다. 하지만 그래봐야 06:40

기상을 07:25로 늦춘 것 뿐. 숙소인 샨티 로지에서 체크아웃을 하다가 동양인 두명을 만났다. 혹시

아그라칸트 역으로 가냐고 물어 보았더니 그렇다고 해서 같이 오토릭샤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한명은 대만인, 한명은 일본인이었다. Rs50이 나왔는데 그냥 내가 냈다. 같은 카주라호 행이라는

일본 친구는 기차시간이 임박했기 때문에 황급히 가 버리고 결국 40분 연착된 내 기차가 올 때까지

대만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뉴욕에 8년 있었다는데, 단어의 질은 높았지만 발음이 영 아니었다.

두달동안 요가를 배우고 이제 고아로 가서 보름간 쉰 뒤 귀국 예정이라고. 기차가 와서 타기는 했지

만 십분간 정차하는 동안 내 칸을 찾지 못 해 엉뚱한 칸에 그냥 몸을 실었다. 아마도 현지인들이 마

구잡이로 타는 칸인 듯. 엄청난 수의 인도인들이 앉아 있는 기차 안에 있기가 답답하여 기차 연결

부분으로 나왔다. 마침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앉기에 딱 좋은 높이의 철제 상자가 있어 엉덩

이를 붙인다. 다행히 문이 열려 있어 밖도 보이고, 시원하다. 밭과 소. 발치에 거지들과 바닥에서 비

비적거리는 인도 꼬마들만 없다면 한국이래도 믿을 것이다. 평화로운 얼굴로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던 나는 자기도 좀 앉게 박스 옆으로 비켜 달라는 인도놈한테 평화롭게 No라고 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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