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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7

2007 정기 연고전 출정전야

학부에서의 마지막 연고전 전야. 그간 아카라카와 연고전과는 무던히도 인연이 없었다. 올해의 아카

라카마저도 괜한 어른인 척으로 놓쳐 버리고, 더 이상의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동기 김진섭 군과

마지막 연고전에 가기로 했다.


옛적 한글로 쓰여져 있기에 한편을 읽는 데에도 이십여분이 걸리는 청구야담 중 약 삼십편을 읽은 뒤

비평하는 숙제가 모레까지이다. 다음주 목요일이 마감인 대학원 원서접수를 위해, 찾아가라고 반년

전에 문자가 왔던 졸업사진을 찾으러 종로의 사진관에 가야하질 않나, 기간이 만료된 토익 점수 탓

에 주임교수를 찾아가 외국어 시험 면제 허가를 구걸해야 하질 않나, 생각도 하지 않았던 학업계획을

적어야 하질 않나, (지도교수가 될지도 모를) 한 교수님 수업의 중간고사 대체 논문은 다음주 수요일

까지.


,이지만.


그래도 간다. 손원배와 유형욱과 김지숙이 싸질러놓은 가슴 속 원시림의 대화재는 7년째 활활.

마지막을 장식하고 장렬히 산화해야지. 그러나 남들 눈에는 그다지 장렬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는 것은 조금 걱정되는 사실. 아무튼, 다녀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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