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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첩

150526, <땅고 1>

 

 

 

 

긴 치마를 입고 춤을 추는 여성의 모습을 보면 꼭 사진을 찍거나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어진다. 아크릴화의 여러 기법에 좀 더 익숙해지면 언젠가는 꼭 그런 모습 찾아 그려봐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던 차에 아름다운 그림을 보았다. 한 쪽 치맛자락을 말아쥐고 탱고 - 영어 식으로는 탱고, 스페인어로는 땅고로 읽는다 한다 - 춤을 추는 여성의 그림이었다. 일이 적은 날의 저녁을 이용해 도전해봤다.

 

 

 

 

 

 

 

 

이 그림은 오브제 자체도 매력적이어서 그리는 기쁨이 보장되어 있었지만 그라데이션의 여러 기법에 도전해 보자는 목표가 더 컸다. 바로 앞에 올린 '호그와트' 그림을 그리며 확실히 배운대로 어두운 색부터 넣기 시작했다.

 

 

 

 

 

 

 

 

지난번 부엉이 그림과 마찬가지로, 필사적인 덧칠 덕에 어떻게든 건지긴 했지만 본래 구상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다. 이 그림을 그리며 특히 힘을 쏟으려 했던 것은 총 네가지다.

 

하나. 머리를 윤기나게 보이게 하는, 머리에 비친 조명의 표현

둘. 양 팔과 등의 '살색' 그라데이션

셋. 치마의 엉덩이 부분의 탱탱한 표현

넷. 말아쥔 치맛자락 부분의 질감 표현

 

개중 단 하나도 본래의 의도에 부합하지 못했다. 빈 캔버스를 앞에 두고 어떻게 해나갈지 한참이나 구상했는데도 그랬다. 한번 뜻대로 안되기 시작하자 당황한 붓 끝이 제멋대로 나가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배경에 이르러서는 엇비슷하게나마 생각해본 적도 없는 표현이 나와버렸다.

 

 

 

 

 

 

 

 

가장 잘 어울릴법한 보정 어플 효과를 필사적으로 찾아 먹이고 나니 그나마 봐줄듯 말듯. 그래도 이 그림은 마음에 드는 작품 나올 때까지 그릴 것이라 크게 상심은 안한다. 마음에 드는 작품 나오고 나서도 그리는 것이 즐거워서 한동안 거듭하여 그리지 않을까 싶다. 여러 색이 들어가다보니 이전에 그린 그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한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 곤란하다.

 

 

 

 

 

 

 

라면 스프처럼, 이 그림은 틀렸다 싶을 때 에랏하고 뿌리면 언제나 마법같은 결과 보여주는 흑백 효과 마지막으로 올리고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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