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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11월의 첫 새벽.



'단 한번만이라도-'  단지 그 한 소절이 좋아 나는 윤도현의 '박하사탕'을 즐겨 듣는다. 글쎄, 서른이

되어서 스무살로 다시 돌아가고는 싶을 것 같지만...  어쩌다 밤을 새우고 문밖의 신문을 가지러

궁상맞게 나서다가, 찬김을 호호 불으며 고집스레 교복을 꼬옥 여미고 행여라도 늦을까 종종걸음을

치는 중학생이라도 볼라치면.  자문해 본다.


다시 돌아갈래?

다시 돌아가서 중학교 3년동안 줄창 맞아볼래?

다시 돌아가서 고등학교 3년동안 정석 붙들고 울어볼래?

다시 돌아가서 그 사람들과 모르는 얼굴이 되어 처음부터 시작해 볼래?


...네번째 질문은, 스무살으로 돌려준다고 해도 자문해 보면 고민스러울 거야. 시간을 돌려 준다고

해서, 딱히 좋은 것만은 아닐 것 같더라구. 차라리 복권이 당첨되길 비는 것이 나을테지.




사진의 저 인형, 참 좋아하던 건데.  정확히 그려 보라면 자신 없지만, 그 인형에서만 나던 냄새를

기억하고 있다. 그 어설프게 보들보들한 느낌과, 한참 만지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던 맨들맨들한

눈깔. 이제는 좋아한다고 해서 끼고 잠자리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천방의 침대맡에 몇개 받은

인형들을 놓아 둔 것이 꽤 기분이 좋다.  인형, 참 괜찮은 것 같다.




여하튼, 카튜샤 발표 D-4.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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