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06

1. 출국 전

1. 첫 해외 여행. 시간을 넉넉잡고 갔는데도 에어 인디아를 찾지 못 해 한참 헤맸다. 아는 분은 아시

겠지만 인천 국제공항은 본인이 군생활로 2년을 묻은 곳. 다행히 티켓팅을 한 뒤로도 시간이 좀 남아

무전기로 후임들을 찾아 인사를 나누거나 정들었던 맥도날드 아가씨들과 그간의 안부를 묻는 등으

로 여행전의 흥분을 달랜다. 생전 처음 나가 보는 해외여서이기도 하지만, 심장이 뛰는 가장 큰 이

유는 비행에 대한 긴장감. 이 죽일 놈의 고소공포증.


2. 평소의 지론이다. 모르는 데에 가서 우울하거나 긴장되거나 낯설면, 일단 싸고 보는 거다! 다행히

공항 화장실은 인천의 우리집 화장실을 제하면 가장 눈에 익은 화장실. 쾌변한 뒤 거울을 보며 앞으

로 여행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할 귀걸이를 끼워 넣고 호쾌하게 면세점 쇼핑에 나선다.


3. 비행기는 13시 30분 출발. 15분까지 탑승하라고 해서 13시부터 47번 게이트 앞에 오도카니 앉아 있

는데 저쪽에서 웅성웅성 소음이 난다. '게이트 바뀌었대!' 인천공항에는 게이트가 50여개. 설마 내

이야기랴 싶어 짐짓 태연한 척 하며 게이트 근처로 가 슬쩍 살펴 보니 과연 대문짝만한 게이트 앞

에 A4한 장이 띡 붙어 있다. "AI 311편, 47번 → 41번" 외국인이고 뭐고 비켜라 나는 간다 탱크마냥

카트를 밀고 땀나도록 뛰어 41번 게이트에 도착했더니 본래는 13시 15분 출발이었는데 기내청소

때문에 지연되고 있단다. 여행 처음부터 큰일날 뻔 했네, 하고 겨우 한숨을 쉬었지만, 이것은 그야

말로, '전조'에 지나지 않았다. 잠시 후 안내방송에 따라 탑승, 좁디좁은 이코노미 클래스에 몸을

쑤셔 넣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 본다.

'일기장 > 2006'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홍콩  (0) 2006.12.09
1. 기내  (0) 2006.12.09
인도  (0) 2006.12.09
0. 시작하며  (0) 2006.12.09
인도에서 만났던 동행에게서 온 메일에의 답장  (1) 2006.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