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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아웃백 사태'에 관한 공식 성명문

먼저 여러가지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사건 당일날 저는 네시경 수업을 마치고 동방으로 향했습니다. 딱히 동방에 가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집에 내려가 열시간쯤 오락을 하려면 사람들을 만나 사교에너지를 좀 탕진시켜 둬야 쓸쓸해지지 않

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동방에는 지훈군과 석훈군, 인국군등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아웃백에 가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비도 오고 하여 하숙집에 들어가 짜파게티를

끓여 먹기에는 기분이 너무 오묘하길래 딱히 밥 한 번을 제대로 사 준 적이 없는 후배 인국군과

밥이나 한 끼 먹어보고자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석훈군이 언제나와 같이 눈치도 없이

끼게 되고, 문득 생각이 나 전화를 해 본 이수진양은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되돌아오는 성의를 보여

에라 아웃백에 가게 된 것입니다. 성민양은 석훈군과 통화를 하던 중에 우연히 온 것으로 알고 있습

니다. 덕분에 아웃백 행이 삼십여분쯤 늦어진 것은 굳이 여기에서 말할 필요는 없는 일이지요.

(여러분도 앞으로는 중도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시험때가 아닌 평소에도 가끔씩 중도내 길을 익혀

두는 생활의 지혜를 가지시길.)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특정인물들만을 챙겨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는 길에 만난 나비씨, 윤희진

씨, 김재혁씨, 오재만씨 등등 모든 이들에게 같이 가자고 권했고 송지희씨, 복원준씨, 김신각씨에게

도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김효중군은 축구를 같이 보자는 저의 문자도 무시하고 집에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여러분. 저는 이렇게 부당하게 질책을 받고 있습니다.


아웃백에 가서도 온통 즐거운 시간만을 보낸 것은 아니란 말씀입니다. 아스파라거스, 아스파라거스.

1년치 아스파라거스를 온통 먹은 기분인데... 이것은 또 본문과는 상관없는 내용이니 패스하지요.


그러나 하필 시험때와 겹쳐 여러가지로 피로해 있을 학생 제군의 마음에 심란함을 일으킨 데에는

뭐, 미안한 마음까지는 들지 않고, 통석의 념을 금할 수 없는 것 같기도 할지도 모릅니다.


다들, 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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