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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긴급사태 기다리던 중 갑자기 사과군이 강렬한 복통을 호소했다. 안색이 붉어지고 전신이 통통하게 부은 것으 로 보아 변비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빠른 수술을 위해 내가 직접 타바스코 소스로 관장을 하였다. 집중력을 요하는 수술이라 집도하는 내내 얼굴에 힘이 들어갔다. 더보기
돌팔이 변비라 판단했던 나는 돌팔이였다. 결과는 쌍둥이 출산. 관장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수술이었음에도 그를 이겨내고 스스로 세상에 나온 생명의 위대함 앞에서 어쩐지 눈물이 고였다. 심한 산고를 겪은 엄마사과와 두 쌍둥이의 행복한 한 컷. 이럴때에는 과일의사의 길을 택한 자신의 결정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더보기
노 코멘트 힘든 수술을 마치고 학계에도 보고된 전례가 없다는 쌍둥이 사과까지 무사히 받아낸 나에게 홍콩 유수 방송국의 취재진들이 몰려 들었으나 중국어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 겸손한 척 입다물고 있었다. 모르는 일에는 노코멘트가 최고. 더보기
음식사진 for A new champion 미랑 나온 음식은 고급만두인 척 하는 서양식 야채만두와 베이컨 포테이토 피자. 힘든 수술 끝이라 더욱 맛이 좋았다. 맥주 한 잔을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었다. 더보기
따라해보다. 마린블루스 패밀리들 옆에 뚱하니 앉아 있는 고릴라가 어쩐지 위엄있어 보여 감히 따라 해 보았으나 역시 그 위용에는 미칠 수 없었다. 이런저런 추억을 남긴채로, 다시 한국행. 한국에서 만나요. 더보기
성적표의 귀환 그렇다. 위대한 성적표님이 또다시 나와 주셨다. 최대호 성적계의 떠오르는 다크호스 F군은 이번 학기에는 나타나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 본래는 '그들의 사정'이라는 제목으로 A군과 F양의 불륜관계, B양과 C군의 포크댄스등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짧은 글을 써보았으나 교수님들께 그저 죄송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라 장난을 치는 것은 예에 벗어난다 생각하여 삭제하였다. 정말이다. 노력대비로 말하자면 입학 이래로 최고의 성적이다. 출석상황을 면밀히 돌이켜 본 결과 나의 3학년 2학기는 열심히 6학점을 들었거나 조금 놀며 9학점을 들은 학생과 비슷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것도 과목별로 편중해서. 중간고사 이전까지 한 번도 안 들어간 수업이 두개, 서너번 정도 는 들어간 수업이 두개였으니 그럴만도 하.. 더보기
변신 두여자의 변신. 스물셋을 앞두고 나이먹기 싫어 발광하는 지희는 앞머리를 저모양으로 해 놓고서도 좋다고 또 예쁜척이다. 새 머리에 만족하는 모양인 태현이도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이 이 곳에서의 데뷔작이 될 줄 알았더라면야 고개를 저렇게 귀신처럼 꺾지는 않았을 터이다. 잘 보시라. 잘 보시라구. 고개가 마치 합성사진처럼, 혹은 귀신처럼 꺾여 있어 홀로 오싹하게 만드는 사진. 이렇게 되었으니 태현, 또 같이 사진을 찍어 올림으로써만 너는 본디 아름다운 여인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 찍는데 비싼 얼굴이라지만 진실을 밝혀 주자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 이제는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02학번. 쑥쑥 자라서 이나라의 동량이 되기를. ...태현이는 고만 자라도 괜찮아. 지희는 열심히 자라고. 더보기
며칠 여행 좀 다녀올게. 마침 아는 분이 소개해 주셔서 예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산속의 절에 갈 수 있게 되었어. 처음이라 폐사는 무서워 못 가겠고, 고시생들 몇 명이 있어서 돈 조금 내면 밥도 주고 불도 때주는 곳이래. 어슬렁어슬렁 산도 좀 걸어 다니고, 짧은 글도 하나 써 오고. 수염도 길러 봐야지. 에스케이텔레콤은 꼼꼼하기도 하지. 두달 요금 안 냈다고 며칠 전부터 하루에 서너통씩 사람을 들볶 네 그려. 요행히 돈이 돌아 입금이 안 되면 끊어버리겠다던 오늘까지 겨우 넣었건만 은행에서만 확인이 되고 접수계에서는 확인이 안 되었다고 되려 짜증이라네. 이게 무슨 고객서비스라고. 확 엘지로 옮겨버릴까보다. 여하튼, 그렇게 확인이 안 되었다니 재수없으면 전화가 끊길지도 몰라. 다시 개통되도록 신청하는 건 대리점으.. 더보기
이사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었을 일이지만, '이사'의 '이'는 '옮길 이', '사'는 '일 사'자였다. 실제적으로 한 일은 없어도 여하튼 이사의 준비를 시작하였다. 서울의 하숙방에 있는 짐들을 택배로 부치면 인천의 방 안에 자리가 부족할 것 같아 내려올 짐들을 미리 예상하고 거기에 맞는 자리들을 치워 두기도 하고, 가구의 새 배치를 계획해 보기도 하였다. 스무살부터, 매해 겨울마다 숙소가 바뀌는 바람에 짐을 옮기느라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는 했었지 만 이번에는 한동안 없을 완전한 정리라 생각하니 잡감이 든다. 생각해 보니 여러가지로 할 일들이 있었다. 일단, 신촌으로 지정해 놓은 TTL지역할인을 해제해야 할 것이고.. 더보기
christmas eve is passing by peaceful dream tonight, all of you in my mind. 더보기
뉴욕유람기 - 거위를 짓밟는 말발굽 이야기 시험의 중요한 부분들이 끝나고 마침 자금도 제법 융통이 되는 데다 마음을 괴롭히는 일들도 이렇게 저렇게 해결이 되는 듯 하여 내 또 하나의 고향, 뉴욕을 찾았다. 사진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긴 비행 기여행에 지쳐 찾은 이탈리안 피자하우스. 뭘 먹을지 고민이 되었다. 더보기
기다리다 지쳤다. 서비스는 과히 좋은 편이 못 되었다. 더보기
??ħ 심심하던 차에 옆자리의 미국인이 북한의 정치적 동향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현대와 토요타의 경쟁에 관해 질문하길래 아는대로 답변해주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Tom. You are a great listener! 더보기
주르륵 너무 오래 기다리다 보니 콧물이 났다. 더보기
그리고 나온 피자는 이탈리안 피자로 시킨 것이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싶은 사이즈였다. 내 얼굴은 일반적인 아시아인 중에서도 심히 작은 편인데(Tom은 머리크기에 대해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거기에 비해보면 쉬 알 수 있는 작은 피자. 이것으로 배가 채워지려나 걱정이 되었다. 더보기
발견! 그러나 이 이탈리안 피자를 바라보다가 번뜩 발견한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부분 치즈 크러스트! 이탈리안 피자는 본래의 모양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과연 그렇지, 좋은 것은 받아들여 발전해 나가야지, 아메리칸 컬쳐라도 치즈크러스트는 괜찮은 발상이니 이탈리안 피 자에 접목시켜도 좋겠지, 훌륭한 시도로다, 게다가 전체도 아니고 어떤 부분만 크러스트를 해 놓으니 과연 그것 신선하구나 하며 베어 물은 것인데. 공갈호빵이었다. 제기랄. 인상푸욱. 이것으로 즐거웠던 뉴욕 1박2일 여행도 안녕. Tom과 Stacy와의 인연을 뒤로 하고, 이젠 한국에서 만나요. 안녕안녕. 더보기
?????? 내 안에는 몬스터가 있어. 깨우지 마. 더보기
산타할아버지 선물 주세요 [대뜸]싫어. ...... 더보기
잘 보면 엉덩이 얼굴이 메롱. 더보기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일까? 더보기
시험 두개 끝. 문예사조사 내맘대로 출제 문제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십분동안 문제지 한장 반을 채우고 이등 으로 나오는 기염을 토하다. 더보기
얘 좀 봐 귀엽기도 하지. 이제 매일매일 크리스마스처럼 생각해도 좋을 것 같은 때가 와 줬어. 야호. 시험이 아직 남았는데 왜 그리 천하태평이냐고 누가 그랬지. 응. 시험은 네개가 남았는데, 내 얘기 좀 들어봐. 마광수 교수님의 문예사조사 시험은 '아무 문제나 자기가 내서 답안을 쓰되 창의적일 것.' 허경진 교수님의 우리 고전문학작품의 이해 시험은 '아무 시나 정해서 자기의 감상을 쓸 것.' 이름을 알 수 없는 교수님의 한국 고전시가강독 시험은 '아무 작품이나 정해서 감상을 제출할 것.' 국문과 만세. 야호! 그리고 딱 하나 공부해야 하는 시험은 공연예술비평. 공연예술이라면 영화도 있고 뮤지컬도 있지만 이번 학기 공연예술 수업내용은 온통 연극이었단 말씀. 연극 .. 더보기
올 한 해 갖고 싶었던 장난감들 정월에 만다린 스폰, 이월에 썬더후프, 삼월에 오리엔트 익스페디션, 사월에 원피스 피규어, 오월에 페이퍼아트, 육월에 플레이스테이션투 씨디, 칠월에 오스틴 파워 큐브릭, 팔월에 오즈의 마법사, 구월에 조이드 블록스, 시월에 프라모델, 십일월에 짜가 레고. 그리고 십이월의 관심사이자 올해의 마지막 기대상품, 오르골. 더보기
그렇게 돌아서는 사람 난 정말 울어버렸네. 더보기
공연이 끝났다. 이제 공연 일곱번. 어 징그러. 이제 스물넷. 어어 징그러. 더보기
선생님 까치집은 왜 까치집인 것입니까? 까치집이라고 그대가 보기 때문에 까치집인 것이다! 실은 까치집이 아닌 것인즉! 과연 그렇군요! 더보기
벙긋 하숙방에서 손수 머리를 자르고 떨어진 녀석들로 꾸며본 이색 이발쇼. 더보기
마음을 아무리 착하게 먹어도 원래 생긴 건 어쩔수 없대. 정말 별 생각 없이 옆 쳐다 본건데. 더보기
이야기 하나. 지금 이야기를 하나 해 보자. 이야기는 역시 여자이야기라야 재미가 있다. 이야기는 내돈내고 PC 방 와서 레포트 안 쓰고 앉아 쓰는 이야기가 쓰면서도 재미가 있다. 어쨌든 그런 이야기다. 때는 엑스포가 열리기 한해 전인 1992년으로 한정하자. 그러면 승학초등학교 5학년이고 나이는 케빈과 동갑먹는 열두살이다. 최대호에게 여자가 있었더라 이거다. 동서고금에서 일급으로 꼽아주는 미녀가 언제나 그러하듯, 살짝 올라간 눈매에 탄력있는 피부가 한 방 제대로 먹어 주는 그녀의 이름은 내나이 열여덟 학익고등학교 2학년 4반 우리반 짱과 같은, 김민희. 아, 그 시간은 즐겁디 즐거웠었다. 누군가를 '만난다'라는 생각을 그 때 처음 했던 것도 같다. 누군가 를 위해 무언가를 하면 내가 더 즐겁다는 것도.. 더보기
박성민씨! 전화를 받아! 그래야 사과를 하든 약속을 잡든 뭘 하든...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구면. 잘못했어. 허허. 웃음도 머쓱하여 히히가 안 나오네. 여기에 글 쓰면서 제목에 사람 이름 들어간 거 몇 개 안 되거든. 그걸로 좀 봐 줘. 크리스마스 오기 전에 봐야지. 꼭 본다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