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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

흰둥이 그러나 흰둥이는 겁보였다. 선생님이 처음 발견하고 구조를 할 때에도 도망갈 수 없는 구석에 몰린 뒤로는 발톱이 다 닳고 사이에 피가 맺히도록 바닥이나 벽을 긁어대었다 한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며칠이고 구석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고양이의 일반적인 습성이라 하지만 흰둥이는 함께 지낸 지 몇 달이 지난 지금도 내가 밖에 나갔다가 새 냄새를 묻히고 돌아오면 어두운 구석에 숨어 한참이나 눈치를 본다.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고 나면 아니나 다를까 구석에 가서 숨어 있다. 하루의 대부분을 숨어서 자고 있고,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은 내가 없을 때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두근두근 기대하던 쟈미난 생활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이전까지 내가 혼자 살던 삶과 별로 달라지던 것도 없어서.. 더보기
고양이 반 년 전에 썼던 일기와 같이, 중곡동에 은거하는 일상에 큰 변화도 없거니와 영글은 생각들은 운영하는 팟캐스트에서 대본으로 말로 충분히 풀어내고 있어서, 일기에 딱히 쓸 것이 없다. 작년인 2016년의 여름에 한 번, 최근인 2017년 1월에 한 번 해서 두 번이나 교토에 다녀온 것은 개별의 일기로 쓸 것이 아니라 잘 갈무리해 하나의 컨텐츠로 묶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와중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고양이를 키우게 된 것을 꼽을 수 있겠다. 넘의 집 전세 얹혀 살고 있는 처지에 활동력 좋고 밤낮으로 짖는 개는 어차피 키울 수가 없었다. 그러한 현실적인 이유 말고도 고시원 쪽방 생활을 할 때부터 개보다는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싶다는 개인적인 취향을 가져오던 차였다. 변곡점을 만난 것은 팟캐스트의 음악 감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