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첩2015.05.15 02:01

 

 

 

 

한번 재미붙인 뒤로 계속 이어지는 부채에 붓글씨. 오늘은 받을 사람들에게 직접 리퀘스트를 받아서 썼다. 첫번째로 받은 리퀘스트는 '스시すし'였다.

 

지난 번에는 상품소개란에 나온 것과 실제 상품 간에는 얼마나 차이가 날지 간을 보느라고 하늘색 부채 네 개만 신청했었다.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품질이 좋아서 새로 주문하면서는 여러 색상을 골랐다. 그 가운데 주황색 부채가 참치 대뱃살 색 엇비슷해 보여서 거기에 썼다. 

  

 

 

 

 

 

 

 

두번째 글씨는 '비다 공'. 한자로는 '텅 비다'이지만 일본어로는 '소라'라고 읽고 '하늘'이라는 뜻을 갖는다. 

 

 

 

 

 

 

 

 

위의 '비다 공'이 다소 실험적인 모양이었기 때문에 조금 정석적인 글씨로 다시 써보았다.

 

 

 

 

 

 

 

 

세번째로 쓴 것은 글씨가 아니라 문장이다.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고 읽는다. 전서로 썼다.

 

'오래 장', '-하지 말자, 하지 말라 무', '서로 상', '잊다 망' 이다. 딱딱하게 해석하자면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마세나'라고 할 수도 있고, 말랑하게 읽자면 '우리 서로 오래 잊지 말아요'로 새길 수도 있다.

 

 

 

 

 

 

여러 군데를 검색해 보았는데도 출처는 하나로 정해져있지 않았다. 문집총간에서도 그 용례가 손에 꼽을 정도라 유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시간을 들인 검색과 중국의 검색엔진인 바이두의 활용을 더해 파악해본 바는 다음과 같다.

 

한 설은, 중국에서 출토된 옛 와당에 새겨져 있던 것이라 한다. 와당은 기왓지붕의 맨 아랫줄에 장식모양으로 박아놓는 원형의 장식물이다. 거기에 주문처럼 새겨놓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설은 한나라 때의 구리거울에 새겨져 있던 글 중 발췌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구리거울에 새겨져 있던 내용으로는 크게 세 가지 정도가 거론된다.

첫째, '장무상망長毋相忘 장락미앙長樂未央'이다. '장락미앙長樂未央'은 '큰 즐거움에 다함이 없다'는 뜻이다.

둘째, '상부귀常富貴 락미앙樂未央 장상사長相思 무상망毋相忘'이다. '항상 부귀하고 즐거움에 다함이 없어라. 오래도록 서로 생각하고 서로 잊지 않는다'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셋째, '견일지광見日之光 장무상망長毋相忘'이다. '해의 빛을 보는 것처럼 오래도록 서로 잊지 않는다'로 느슨하게 해석해 보자.

 

무엇이 되었든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글귀이다. 좋은 글귀 가르쳐준 리퀘스트에 도리어 내가 은혜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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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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