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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3

소래포구

 

 

 

 

 

아버지의 생신이 있는 달이라, 서로 한가한 주말을 골라 고향 인천에 다녀왔다. 본가가 있는 인천 안쪽에서는 꽤

 

먼 거리이지만, 아들이 오랜만에 내려왔다고 부러 소래까지 데려가 주셨다. 콧물을 흘리며 두리번거리던 이십여

 

년 전에는 꼬마의 눈에도 무척이나 투박한 광경의 장소였는데, 어느새 관광 명소라고 해도 좋을 수준이 되어 있

 

었다. 찍었던 사진들 가운데 몇 장을 골라 기록 삼아 남겨둔다.

 

 

 

 

 

 

 

 

 

 

분명히 의도가 있는 시선인 것 같은데 그 의도를 알 수가 없다. 나는 바로 이 머리의 각도 때문에 조류를 싫어한

 

다.

 

 

 

 

 

 

 

 

 

 

저 새들 중 한 마리가 우리집 김 여사의 어깨에 똥을 쌌다. 엄마는 새똥을 맞은 것이 난생 처음이라 했다. 이십

 

대의 후반에 이역만리 인도까지 가서 처음 새똥을 맞아보았던 나는, 그 정도면 복된 인생이십니다, 라고 말하려

 

다가, 빨래비 생각에 심난해진 심기를 건드릴까 싶어 속으로만 외쳤다.

 

 

 

 

 

 

 

 

 

 

해산물의 부류에는 유난히 음란하게 보이는 모양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 제왕 격이라고 생각하는 개

 

불. 외국인이 보면 기겁하는 것도 당연하다 싶다.

 

 

 

 

 

 

 

 

 

 

큰 해산물 시장의 한 구석에서 팔고 있는 육산물. 밥과 반찬을 차려 놓고 먹으면 포만감이 들어 책 읽기가 싫어

 

지기 때문에, 통조림으로 된 번데기를 간단히 데워 먹는 것은 나도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씩은 꼭 거치는 식단인

 

데. 진짜로 솥에 놓고 끓이는 번데기는 오랜만에 보았다. 개불 보고 놀란 가슴 번데기 보고 놀란다. 

 

 

 

 

 

 

 

 

 

 

어린 내게 소래포구의 가장 충격적인 광경이었던 것은 역시 바로 이것.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파는 튀김. 이번에

 

갔을 때에는 많이 줄어 있었지만, 유년기에 방문했을 때에는 해산물 시장이 2/3, 튀김집이 1/3쯤 됐었다. 그 많

 

은 튀김집들이 밝게 불을 켜놓고 튀김더미를 쌓아놓은 광경은 보기만 해도 부자가 된 듯한 인상을 주었었다. 점

 

심을 먹은지 얼마 안 되었지만 소래까지 간 김에 몇 개 샀는데, 꽉 찬 배에야 어쨌든 입에는 무척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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