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일지

김기태, <병원 장사> (씨네21북스, 2013, 3.)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던 중 이루어진 청와대 대변인의 음주와 성추행 의혹, 방송 도중 극우 성향 인터넷 사이

 

트의 유행어를 사용한 인기 걸그룹 멤버를 둘러싼 논란, 스튜어디스에게 무리한 요구를 거듭하다가 끝내는 들고

 

있던 잡지로 이마를 때린 철강기업 상무의 사건에서 촉발되어 부를 획득한 개인의 품성적 문제가 아니라 대기

 

의 밀어내기 관행 등 구조적인 문제의 지적에까지 나아간 '甲질'의 쟁점화, 그리고 서태지의 재혼까지. 독후감을

 

쓰고 있는 2013년 5월의 뉴스 란은 'A급'으로 가득하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 사업인 4대강 사업에 검찰이 수사

 

를 착수했다는 소식이나 5.18 당시 전남도청을 점거했던 것은 시민군이 아니라 북한에서 온 게릴라였다는 한 종

 

채널의 괴 보도 급 뉴스도 언론사의 메인 페이지에 머무르지 못할 정도이다.

 

 

 

 

그래서 이제는 단신 형태의 후속 보도만이 진보 성향의 언론을 통해 간헐적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약 한 달여 전

 

까지 긴 시간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뉴스는 '진주의료원' 사태였다.

 

 

 

 

 

 

 

 

 

경상남도 진주의료원 전경. 출처 오마이뉴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26일,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였다. 진주의료원은 '국립

 

앙의료원 - 국립대병원 - 지방의료원 - 보건소'로 형성된 공공의료 체계에서 지방의료원에 해당하는 기관이

 

다. 지방의료원은 공공의료라는 특성상 사회빈곤층의 의료 안전망을 담당하고 있으며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센터 등 수익성이 높지 않아 민간병원에서는 기피하는 서비스를 지역에서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해,

 

없는 사람들을 싼 값에 치료해 주고, 돈이 안 되더라도 필요한 치료라면 해 준다는 것이다.

 

 

 

 

당연히, 여타의 많은 지역의료원과 마찬가지로 진주의료원 또한 수 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거기에, 나백

 

주 건양대 의대 교수에 따르면, 지자체와 정부는 '지방의료원의 시설 및 장비에 대한 투자비를 해당 지방의료원

 

의 부채로 잡아놓'고 있어서, '이 부채의 원금상환 및 이자 부담이 고스란히 지방의료원 적자가 된다'고 한다. 만

 

성적인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진주의료원 사태를 논의중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출처 뉴시스.

 

 

 

그런데, 18대 대통령 선거의 민주통합당 후보 경선을 위해 직위를 그만둔 김두관 전 도지사의 뒤를 이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신임 경남도지사 홍준표가 이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홍 지사는 처음에는 진

 

주의료원의 적자가 도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재정 상의 문제를 거론하였으나, 이후 공공의료의 성격

 

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어나자 진주의료원의 적자는 사실 강성노조의 탐욕 때문이라며 판세를 이념 대결로 끌

 

고 들어갔다. 새 대통령이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며 당선된 판이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물론 신임 보건복지

 

장관까지 여론을 의식하며 비난 혹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지만,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국립으로 전환하

 

지, 아니면 정부가 500억 원을 지원하'라고 버텼다.

 

 

 

 

폐업이 진행되면서 환자들은 다른 의료원으로 옮겨졌고, 이 과정에서 80세의 노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이렇게 감정을 촉발시킬 수 있는 사건 이전에도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뜨거웠다.

 

이에 대해, 한겨레의 김양중 의료전문기자는 '의료'에 대한 사회 일반의 관심과 의혹이 이미 발화점에 달해 있었

 

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병상 320개의 중소 지방의료원 폐업'이 전국민적 관심사가 된 이유는, '우리나라 공공의료 비중이 병상

 

수 기준 전체의 10.4%에 지나지 않는 공공의료 부문의 취약성'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해석을 전했다. (유지현 보

 

건의료노조위원장의 다른 인터뷰에 따르면, 병상 수를 기준으로 약 10% 정도인 공공의료 비중은, 병원 수를 기

 

준으로 하면 5.8%로 크게 낮아진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공공병상 비율이 평균 7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치이다.

 

'복지 천국'이라는 스웨덴의 경우 전체 병상 중 98%가 공공병상이고, 영국은 96%였다. 심지어 마이클 무어 감독

 

이 다큐멘터리 '식코'를 통해 자국의 참담한 의료 현실을 고발하였던 미국의 경우에도 26%에 달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적어도 공공의료에 한해서는, 가장 국격이 낮은 회원국인 셈이다.

 

 

 

 

굳이 외국의 사례와 수치를 거론하지 않아도, 진주의료원 사태에는 의료, 그 중에서도 공공의료에 관해 시민 누

 

구나가 자신만의 식견과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간명한 지점이 있었다. '보건소가 적자가 난다고 문 닫으면

 

되나?' 촌로의 입에서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이 질문에는, 그러나 곧 의료와 자본의 관계에까지 사고가 확

 

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었다. 

 

 

 

 

그러나 많은 언론사가 차츰 관련 소식의 전달을 줄이기 시작했고, 또 충분한 선정성을 가진 'A급' 뉴스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진주의료원 사태는 차츰 대중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사회의 관심이 줄어든다고 해서 그 자

 

리에 서 있는 사람들의 인생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사를 찾아 보니, 4일

 

전인 13일, 진주의료원 경영진은 남아 있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조기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 차례도 진주의료원 정상화 대책을 내놓은 바 없었다는 진주의료원 경영진은 노조를 대상으로

 

'좀 더 혁신적인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찾아볼 수 있는 마지막 기사는 3일 전인 14일의 뉴스이다. 진주의료원

 

노조는, '규모와 인력을 3분의 1 이상 줄이고 투명한 경영을 한다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홍 지사에게 노사간 교섭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살

 

아남게 될 노조원들을 생각하면 다행이긴 하지만, 공공의료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흑자와 적자 사이에서 종결된

 

셈이다.

 

 

 

 

그 사이 진주의료원 어떻게 되었나 하고 기사를 찾아 보고는 답답하고 먹먹해 하던 와중, 거짓말처럼 날아든 예

 

약도서 도착 소식. 김기태의 <병원 장사>이다.

 

 

 

 

 

 

 

 

 

 

 

 

 

 

김기태는 시사 주간지 '한겨레 21'의 기자이다. 이 블로그의 독서일지에는 후배 기자인 하어영과 함께 집필하였

 

던 <은밀한 황>에 이어 두 번째의 소개이다.

 

 

 

 

기자들이 신분을 감추고 현장에 잠입하여 문제적 현상을 목격하고 고발하는 르포 형식의 기사는 다른 주간지에

 

서도 몇 차례 시도된 바 있지만, '한겨레 21'은 이른바 'OTL'시리즈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큰 호응을 받았다. 노

 

동현장에 위장취업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한 '노동 OTL', 경제 수준에 따른 건강불평등을 지적한 '생명 O

 

TL'은 그 대표작으로 꼽힌다.

 

 

 

 

기자들은 주간지 연재라는 시공간적 한계를 안타까워 하며, 취재의 내용을 정리하고 보강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노동 OTL'은 <사천원 인생>, '생명 OTL'은 <대한민국 건강 불평등 보고서>라는 제목을 얻었다. 잠입

 

취재의 기법을 쓰지 않아서인지 'OTL'의 브랜드를 이어받지는 않았지만, <은밀한 호황>이 된 '대한민국 성매매

 

보고서' 특집도 같은 방식의 결과물이다.

 

 

 

 

그 가운데 '생명 OTL'에서 빈민 의료와 복지,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회와 국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였던 김기

 

태의 눈에, '건강불평등'이라는 주제를 넘어선 묵직한 현상이 현장에서 포착되기 시작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병원 상업화', 그러니까, 의료와 자본 간의 관계였다. 이 기획은 두 달간의 취재를 거쳐 2012년 5월부터 7월까

 

지 '한겨레 21'에 '병원 OTL'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연재되었다.

 

 

 

 

한국기자협회 이 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이 기획기사는 대중과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고, 나 또한 당시 재점화되

 

고 있던 영리병원 문제와 관련해 해당 기사를 관심있게 구독한 바 있었다. 그 기사가 '대한민국 의료 상업화 보

 

고서'라는 부제의 <병원 장사>로 묶여 나온 것이다. (김기태는 이 연재를 끝으로 '한겨레21'을 퇴사하고 영국 버

 

밍엄대학교 사회정책학 박사 학위에 진학하였다. 말인즉슨, 그가 다음 번에 내는 책은 정책자료집일 될 수도 있

 

는 것이다.)

 

 

 

 

책은 OTL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 잠입 취재를 비롯해 인터뷰와 연구를 통해 밝혀 낸 '한국 의료와 돈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언급하고 있다. 치질 환자나 충치 환자로 위장하여서, 한 병원에서는 비싼 MRI를 권했는데 다

 

른 병원에서는 푹 쉬라는 말을 들었다든지, 혹은 수술을 강권 받았을 때에는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든지 하는

 

부분에서는 기자의 체온이 느껴져서 비직비직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병원의 돈벌이로 전락한 한국의 검진문화, 낙후된 공공의료, 수익성에 밀려 설 자리를 일어가는 '비인기

 

학과'들, 구조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있는 의료사고, '자영업자' 신세가 된 한국 의사의 처지, 그리고 삼성과 영리

 

병원까지. 한 장 한 장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런 나라에 살면서 무병장수를 바라는 것 자체가 미친 일이라는 섬뜩

 

한 확신이 든다. 이 책의 주장대로라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의료는 자본과 일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그 자체이다.

 

 

 

 

책의 얼개가 주간지의 기사였던 만큼, 주장을 입증하는 각종의 수치, 그래프와 인터뷰 등을 모두 인용하는 것은

 

무리이다. 나도 독후감을 위해 인상적인 부분마다 이면지를 찢어 꽂아 두다가 열두 개를 넘기면서부터는 포기했

 

다. 독후감의 필자로서는 무력함을 고백하고, 한 명의 독자이자 의료 서비스 구매자로서는 그냥 이 책을 한 권

 

 사려고 한다.

 

 

 

 

2010년 방영되었던 EBS의 지식채널e의  '감기약의 진실' 편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었다. 제작진이 감

 

기 환자로 위장하여 감기의 일반적 증상들을 이야기하자, 대부분의 외국 병원에서는 한 알의 감기약도 처방하지

 

않은 반면 한국의 한 의사는 열 알을 처방하였다. 외국의 의사들에게 한국의 의사가 처방한 열 알의 감기약을 보

 

여주자, 그들은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위험하다', '치명적이다', 그리고 '여기 있는 어떤 약도 내 딸에게는 먹이

 

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이 독후감을 읽는 분들 중에도 기억하는 분들이 있으실 것이다. 이 책 <병원장사>에 소

 

개된, 비슷한 성격의, 그러나 한층 충격적인 몇 가지의 사례를 마지막에 덧붙인다. 이 이야기들을 경험하거나

 

들은 적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내게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생각한다면, 이 책 꼭 읽어보자.

 

 

 

 

 

- 지나친 건강검진

 

2007년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64.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 수치는 이웃나

 

인 일본의 15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본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

 

갑상선암을 '유난스레' 잘 발견한다.

 

 

 

 

- 지나친 건강검진과 과도한 처방, 시술

 

2005년에서 2006년, 서울대 분당병원에서는 2천 명의 환자를 상대로 종합검진을 했다. 모두 심장 쪽에 특별

 

증상이 없었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심장 CT검사를 받게 하고, 한 그룹은 받지 않게 하였다.

 

런데 심장 CT 검사를 받은 쪽에서 심장병을 유발하는 '죽상경화판'을 보인 환자가 215명에 달했다. 이런 결과

 

통보받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4,2배의 아스피린을 처방받았고, 15배에 달하는 관동맥중재술 수

 

을 받았다. 18개월 뒤, 이들 중 한 명만이 불안정협심증으로 입원했다. 많은 투약과 수술이 있어서 좋은 결과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심장 CT검사를 받지 않았고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은 다른 천 명

 

18개월 뒤 심장병 증상을 보인 사람도 단 한 명이었다.

 

 

 

 

- 검진기관에 따라 들쭉날쭉한 건강검진 결과

 

한 연구자는 어떤 회사의 3500명의 사원이 받은 종합검진 결과를 분석하였다. 사원 3500명은 13곳의 건강검

 

진기관 중 하나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 모든 사원이 13곳을 전부 방문한 결과는 아니지만,

 

기자에 따르면 건강검진센터에 따른 직원들의 특성은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한다. 검진 항목으로 제시된 것은

 

세 가지인데, 안압 이상의 경우 가장 낮게 평가한 기관은 사원 중 안압 이상이 있는 이가 0%라고 판정했으며 가

 

장 높은 기관은 7.1%라고 판정했다. 신장결석의 경우 최저는 0%, 최고는 9%였다.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위축성

 

위염의 경우, 최저는 0%, 최고는 59.1%라고 답했다.

 

 

 

 

- 문 닫는 공공의료

 

진주의료원과 마찬가지로 지역의료원인 삼척의료원의 경우, 2003년 산부인과 분만실을 폐쇄했고, 2008년 이

 

인후과 안과를, 2009년에는 가정의학과의 문을 닫았다. '수지가 안 맞기' 때문이었다. 2009년부터 삼척의료

 

이 제때 월급을 못 준 회수는 24회에 달한다. 2011년 말까지 집행되지 못한 임금 누적액은 20억 원에 달한다.

 

 

 

 

- 삼성과 의료산업

 

2010년 삼성은 '미래 먹거리 사업'의 5대 분야로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

 

기를 선정하였다. 이듬해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인천 송도에 2조 1천억을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연구 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이로써 삼성은 병원 건설의 삼성물산, 보험의 삼성생명, 대학 병원

 

 성균관대 의대, 민간병원의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의료기기의 삼성메디슨, 바이오제약의 삼성바이오

 

로직스로 이어지는 '의산복합체'를 구축했다.

 

2011년 7월, 중앙일보는 한국도 영리병원을 하루빨리 도입해 외화벌이에 나서야 한다는 기획기사를 3일에 걸

 

쳐 1면에 연재하였다. 기사 3일 후 청와대는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이 투자병원 법안을 8월 중 국회에서 처리

 

하도록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며 같은 날 보건복지부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도입을 허용하기로 했으며, (보

 

건복지부)는 이에 따른 관련 법률의 처리에 미온적이지 않음을 알려 드립니다'라고 보도 해명 자료를 냈다. (우

 

리나라에 가장 먼저 도입되는 영리의료법인은 삼성이 지부을 갖고 있는 인천 송도의 국제병원이다. 해당 기사

 

를 보도한 중앙일보와 삼성의 관계에 대해서는 굳이 재론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영리병원의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외화벌이와 함께 '경쟁이 촉진되면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는 주장을 한

 

다. 그러나 미국의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가 미국 5천 곳의 병원을 분석한 결과, 미국 최고의 병원 17

 

곳으로 선정된 곳 중 영리병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 흐름과 관련된 최근의 뉴스가 있었다. 지난 3월, 국민연금 폐지운동을 활발하게

 

벌여온 단체에 민간보험사인 삼성화재가 지난 5년간 월 팔백에서 천만 원씩 지급을 해 온 사실이 밝혀진 것이

 

다. 삼성화재 측은 보험 상품의 광고 홍보비 목적으로 지급한 것이며, 광고 계약을 할 당시 이 단체가 국민연금

 

지운동을 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 대형병원, 그래서 돈 값은 하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빅5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연

 

건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사망비, 그러니까 환자가 치료를 받고도 사망한 비율에는 여타의

 

병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이 평균을 약간 밑돌았을 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사망비는 평균 수준이었다.

 

5단계로 분류된 급성 심근경색 치료 수준에서, 삼성서울병원만이 1등급에 속했고, 서울대학교연건병원, 신촌세

 

브란스병원은 2등급, 강남성모병원은 3등급, 서울아산병원은 4등급에 속했다. 빅5는 아니지만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백병원의 경우에는 최하인 5등급을 받았다. 서울백병원은 급성기 뇌졸중에 대한 병원 평가에서 44개 상급

 

종합병원 중 43개곳이 1등급을 받은 것에 비해 홀로 2등급을 받았다.